원소식

원소식

잘 싸우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신분석심리상담센터
작성일17-12-15 00:00 조회1,207회 댓글0건

본문

잘 싸우자!!! ..... 학교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

 

최근 뉴스(jtbc 2017.12.09.)에서 교실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다툼도 교사들이 학폭위로 넘기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싸움까지 관여할 여력이 없기도 하지만 교육부의 학교 폭력 처리 가이드북의 지침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교육부의 학교폭력처리 가이드북에는 교사는 학교 폭력 현장을 보거나 알게 된 즉시 관계기관에 신고하고 학폭위를 열어야 합니다라는 조항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서로 화해하는 등 자체 해결하는 걸 허용하는 조항도 있지만 교사들은 이를 구분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 뉴스를 보면서 나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한편에서는 너무 가혹하게 부딪히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피해자나,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어떠한 부딪힘도 없이 살아가려 애쓰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가혹하게 부딪히는 일부 아이들이 뉴스로 부각되면서 그 외 많은 아이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으려 애쓰고 살아가고 있겠구나 생각되었다.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옛말도 있는데....


 

아이들이 어찌 부딪힘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부딪힘 없이 살아가는 것은 건강한 것일까?

오히려 부딪히며 사는 것이 더 건강한 것이 아닐까?

 

진정 부딪히고, 싸우며 또 서로의 코피를 닦아주며 화해 할 수 있는 것이 더 건강할 것이다.

 

이런 진실을 몰라서 교육부가 이런 헌장을 만들어 내지는 않았으리라.

 

문제는 피해자의 경험과 가해자의 경험이 반복되고 그 아픔이 너무 가혹해서 일단 떼어놓고 봐야겠다는 마음이라 생각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관계 맺고 살아야 하나?

sns로 더 많이 대화하고 있는 현대의 우리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 맺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기회가 적다.

학교폭력이 점점 더 가혹해지고 있는 지금에는 학교에서도 관계 맺는 법을 배울 수가 없다.

서로 부딪치고 싸우고 화해할 기회가 없다.

좋은 감정은 그래도 나눌 수 있는데 나쁜 감정을 서로 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기회가 없다.

 

아이들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었다가,

유치원, 학교 등에서 모두가 세상의 중심이라 생각하는 아이들이 한 공간에서 생활을 하면서 부딪치고 싸우게 된다.

정신분석적으로 볼 때, 부모의 양육방식이 어떠하든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 생각하는 것은 환타지로든, 실제로든 아이들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세상의 중심이 자신인 아이들이 한 공간에서 싸우지 않는 것이 비정상적이다.

좋은 감정이 생기기보다 나쁜 감정이 생기기가 더 쉬울 것이다.

내가 사랑을 독차지 하고 싶고 주인공이 되고 싶은 아이들이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고 미워하고.....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서로 사랑하기만 하는 것은 이상한 것이다.

 

나쁜 감정이 생기는 것,

예를 들어, 그것이 무엇이든 남이 나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을 때 시기심이 생기고 질투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을 소화하고 표현하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 다른 것이다.

어떤 아이는 저거 나도 갖고 싶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어떤 아이는 그런 말을 내 뱉지 못하고 속으로만 삼키고 있을 수 있고,

어떤 아이는 그것을 가지기 위해 어떻게든 노력을 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그것을 가진 아이의 것을 빼앗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몰래 훔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가진 것을 빼앗지는 않으나 그 아이를 괴롭히는 방법을 취하기도 하고

.....

이 외에도 아주 많은 표현의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런 표현의 방법들이 드러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이든 표현이 되어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그 표현이 싸움이더라도...

이 과정이 있어야만 세상의 중심이라 생각해온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서로를 인정하게 되고, 서로를 존중하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어느 곳에서는 안전한 바운더리 안에서 우리의 모든 아이들이 자기들 나름의 방식대로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고 싸우고, 그리고 화해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그 곳이 가정이고, 학교가 되면 좋겠다.

 

20171215일 광화문 치료실에서

 

박 혜 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